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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제정신이라는 착각'

교보문고

 

제정신이 아니라고? 무슨 뜻이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사람은 머릿속에서 말도 안 되는 망상을 지어낸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믿거나 황당한 이야기를 확신한다. 따라서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은 우리 눈에는 사실이 아니거나 터무니없게 생각되는 것을 사실이라고 굳게 확신한다. 이런 확신은 그의 말과 행동에서 표시가 난다. 뭔가를 확신하면 보통 그 확신에 의거해 행동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우리는 우리가 보기에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리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을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 하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의식적으로 확신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독일어 사전 《두덴 Duden》에 따르면 확신은 "확고하고 흔들리지 않는 (…) 의견 혹은 확고한 믿음"을 말한다. 그런데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서도 이런 주관적 확신이 나타난다. 자신의 확신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것이 바로 '제정신이 아닌'사람들의 특성인 것이다.

 

 

자신보다 소속집단의 생각이 중요해

 바로 이렇게 분류하면 한쪽 집단에 소속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다른 사람을 배제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우리'와 '다른 이'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 일에서 확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정치적 집단에 소 속되는 문제에서도 가치나 관심사,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고 관 칠하는 일, 즉 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잘 살아가려면 무엇이 가장 좋을까 하는 문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소속을 따지는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진실로 여기고, 무엇을 그렇지 않게 여기느냐 하는 것이다. 가령 공적 담론에서 기후변화를 보는 시각은 정치적 지향의 문제가 된 듯하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어떤 정 책이 중요할지, 어떤 가치를 우선시해야 할지보다, 특정 정치집 단에 속하기 위해 기후변화가 있다고 보느냐 없다고 보느냐, 또 는 최소한 이것을 인간이 초래했다고 보느냐 자연적인 것이라 고 보느냐 하는 질문이 중요해진 것이다.

 

 

번외) 뇌가 세상(외부 세계)을 인식하는 의학적 방식

 

다른 두 개의 지각(각기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두 정육면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 우리의 뇌는 시종일관 주어지는 감각 데이터로부터 지각을 구성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대부분 명확하고 안정된 해답에 이른다. 뇌는 외부 세계에 직접 접근 할 수 없기에 지각을 만들어내야 한다. 뼈로 이루어진 깜깜한 공 간에 들어앉아 감각기관이 그에게 공급해주는 신호를 이해해야 한다(이런 신호들은 절대로 외부 세계를 명확하거나 완전하게 보여주지 못한다). 우리의 뇌는 발달 과정에서 바깥의 사건 중 어떤 것이 이런 신호를 유발하는지 학습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지각을 만들어내고, 이런 지각을 세상이 어떠하며, 이 세상에서 사건이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이론, 생각, 아이디어, 예감, 의견, 신념, 확신으로 분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