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사회에서 공정과 경쟁을 외치는 이유
1. 불안정한 사회와 불안정한 청년
2. 불안정성에 대한 개별주의적 반격
3. 각자도생과 식민화된 삶
불안정한 사회와 불안정한 청년
가장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불안정한 취업일 것이다.
2021년 7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경제 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이른바 '취준생', 즉 취업 시험 준비자는 85만 9,000명으로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한 최종 학력을 기준으로 했을 때 청년 졸업자는 470만 6,000명이었는데, 그중 3분의 1이 넘는 154만 8,000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결과도 함께 발표되었다. 심지어 27만 8,000명은 무려 3년이 넘도록 취직을 하지 못했다.
쳥넌들이 첫 직장을 얻기까지는 평균 10개월을 넘는 시간이 걸렸고, 그렇게 얻는 첫번째 일자리의 약 3분의 1은 1년이하의 단기계약직이었다.
시험 준비에 들이는 시간 1년 5개월
한국고용정보원이 2020년 발표한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 자료에 따르면 '취준생'들은 시험 준비에 평균 1년 5개월을 투자했다. 이 기간 동안 취업 활동에 들어간 비용은 월평균 40만원이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고력하면 당장의 취업을 유예하고 한칸이라도 더 높은 사다리에서 출발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실제로 2021년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는 월평균 156만 7,000원으로 동계 집계한 2003년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모두에게 대기업의 입사가 오는 것은 아니다.
불안정성에 대한 개별주의적 반격
흔들리는 사회에서는 불안정 계급, 저소득층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기득권이라고 여겨졌던 계급도 박탈감과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당연히 나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보상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사회학자 마이클 키멀(Micheal Kimmed)은 미국 사회가 최근 사회문화 · 구조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밀려난' 백인 남성들이 '세상이 변하는 바람에 내가 억울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느낀다고 분석한다. 그는 이 같은 억울한 감정을 피해 입은 특권(aggrieved entitlement) 이라고 명명했다.
백인 남성들이 되레 피해자 정체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회변화에 따른 고용 불안정
첫째, 디지털 경제와 포스트휴먼 사회의 도래로 인해 광범위한 수준에서 인간의 노동력과 노동 가치가 재평가되며,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무를 대체하거나 또는 인간과 협업하게 된다.
둘째,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산업 구조와 노동 시장이 인위적으로 재조정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특정 직군은 어떤 면에서 이미 잉여 계층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의 발생이 공정의 문제로 위장되는 것도 상당한 것 같다.
각자도생과 식민화된 삶
각자도생의 교리는 지금 우리가 몸담고 있는 신자유주의 사회를 떠받치는 오랜 기반이다. 그리고 이 강력한 교리는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편법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공정성을 확보해달라"는 외침과 결탁한 덕분에 이제 새로운 방식으로 정당성을 얻기까지 했다. 나는 기득권도, 자원도, 비밀 언덕도 없으니, 다같이 "계급장 떼고 붙어야"한다. 타인의 고통과 연대하는 것은 사치다. 당장 나도 먹고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적 각자도생의 진리에 충실한 삶의 방식은 기업가로서의 자기 자신, 혹은 기업가주의형 존재론(the entrepreneurial-self)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인적 자원으로 간주하고 언제나 자기계발에 매진함으로써 스스로 시장 가치를 끝없이 재조정하는 삶의 양식이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에는 일터에서의 삶과 사적인 삶의 구분이 더이상 의미가 없다. 집에서도, 개인적인 공간에서도 지속적으로 일을 생각하고 커리어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은 독립된 기업형 주체로서 존재하고 따라서 사회관계를 정의하는 핵심 원리는 경쟁과 차별한다.
신자유주의적 존재론에 따르면 자율적인 개인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므로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한 실직과 같은 사회적 위험을 해결하는 것도 자기의 몫이다. 그러므로 사회 안정망 구축은 부차적인것으로 치부된다. 이처럼 일종의 기업 논리가 삶 전체에 침투하는 형상을 기업 식문화(corporate colonization)라고 부른다.
출처
책, 공정 이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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